스타벅스 충무로점에 붙은 고객 사과문. 스타벅스는 이번 e프리퀀시 이벤트 증정품인 '서머캐리백'에서 1급 발암물질이 검출돼 논란을 빚었다. 사진 = 김보람 기자
스타벅스 충무로점에 붙은 고객 사과문. 스타벅스는 이번 e프리퀀시 이벤트 증정품인 '서머캐리백'에서 1급 발암물질이 검출돼 논란을 빚었다. 사진 = 김보람 기자

이동하면서 글을 쓰는 직업 특성상 카페에 갈 일이 많다. 일상 회복의 기대가 커지던 5월, 자연히 외부 일정이 늘어 부지런히도 돌아다녔다. 일정 중 눈에 보이는 카페가 있으면 바로 들어가 기사를 쓰곤 했다. 이렇게 나도 모르게 ‘프리퀀시’가 좀 쌓였다. 프리퀀시는 스타벅스에서 진행하는 증정품 이벤트다. 이번엔 지정된 메뉴 총 17잔을 마시면 받을 수 있었다.

이벤트가 거의 끝나가던 7월 중순 즈음, 예약을 시도했다. 늦은 건 순전히 게으름 탓이었다. 증정품 중 하나인 ‘서머 캐리백’을 받고 싶었는데 매번 예약이 어려웠다. 다행히 증정품에 딱히 욕심이 없어 상대적으로 예약이 편했던 ‘서머 코지 후디’를 받았다. 만약 내가 증정품을 위해 성실하게 17잔을 마셨다면 꽤나 억울했을 것 같은 모양새와 쓰임새였다.

나중에 듣고 보니 예약도 하늘의 별 따기란다. 매일 오전 7시를 맞춰 예약 페이지에 접속해도 몇천 명의 동시접속자가 있다. 이들과의 '피켓팅(피 튀기는 티켓팅, 즉 경쟁이 매우 치열한 예매)'에 승리해야 원하는 증정품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증정품 수령 첫날 아침부터 길게 줄을 서는 ‘오픈런’ 사태를 막고자 예약제를 도입했다지만 다른 수는 없나 보다. 그래도 두 달 동안 17잔(대략 8~9만원)이나 마신 충성 고객들일텐데 받고 싶은 선물을 받는 것조차 어렵다니 스타벅스, 좀 잔인하다.

그런데 올해는 피켓팅의 패배자가 승자가 됐다. 스타벅스가 서머 캐리백을 거머쥔 사람들에게 1급 발암물질 ‘폼알데하이드’까지 투척해버린 것. 서머 캐리백에서 검출된 폼알데하이드는 kg당 평균 개봉 전 459mg, 개봉 후 2개월이 지났으면 271mg이었다. 국가기술표준원은 코트, 모자, 넥타이 같이 살에 직접 닿지 않는 옷 혹은 침구류는 kg당 300mg 이하여야 안전하다고 본다.

더 괘씸한 건 스타벅스는 이미 이벤트 기간에 폼알데하이드 검출 사실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다. 누군가는 어떤 증정품을 받을지 설레는 고민을 하며 프리퀀시를 모으기 위해 열심히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고 있었을 때 말이다. 어쩌면 스타벅스가 ‘증정품’과 ‘미끼’를 구별하지 못한 건가 의심이 든다. 사전적 의미로 증정품은 ‘어떤 상품을 구매했을 때 구매 행위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끼워 주는 물품’이다. 진정 고객들에게 감사의 의미로 준비한 물건이었다면, 사태를 알고서도 이벤트를 진행할 수 있었을까. 증정품이 2분기 매출을 견인할 ‘미끼’에 불과했으니 쉽게 중단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스타벅스는 사과의 마음을 담아 ‘새 굿즈로의 교환 또는 3만 원 상당의 기프트 카드’를 준비했다. 논란을 빚은 프리퀀시 이벤트는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젠 진짜 증정품을 준비할 때다. 수고를 감수하고서라도 스타벅스 로고가 담긴 물건을 갖겠다는 고객들의 충성에 진심으로 보답해야 한다. 스타벅스는 이름도 ‘e-프리퀀시 선물’이라고 붙였다. 선물은 원래 그렇게 수고스럽게 받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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