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다모다 샴푸의 핵심성분 THB는 유전독성 존재
유럽에선 화장품과 샴푸 원료로 사용못해
식약처에서도 금지목록 지정했지만 규개위 반대로 허용

모다모다 샴푸가 뜨거운 감자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이 샴푸 핵심 원료이자 염모제 일종인 1, 2, 4 - 트리하이드록시벤젠(이하 THB) 성분이 그렇다. 흰 머리카락을 짙은색으로 변하게 만들어 주는 원료인데 유전독성 이슈가 끊이지 않고 있다.

가장 먼저 칼을 빼든 유럽은 이미 2019년 THB성분에 대해 화장품과 샴푸에 사용 금지 판결을 내렸다. 유전 독성이 있어 위험하다는 이유다. 

국내에서도 금지 성분으로 분류될 뻔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EU의 소비자안전과학위원회(SCCS) 평가 결과에 따라 2019년 4월 위해평가를 의뢰하고, 이듬해인 2020년 11월 SCCS와 동일한 결론을 내렸다. 

식약처에서 THB를 사용금지 성분으로 분류하고, 고시를 앞뒀는데 규제개혁위원회(이하 규개위)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규개위가 안전성에 대한 증거 자료를 제출하라며 2년6개월의 유예기간을 주면서다.  

올 3월 열린 규개위 안건에서 THB 이슈가 올라왔는데 13명의 참석 위원이 오랜시간 열띤 토론 끝에 결국 업체의 손을 들어줬다. 규개위의 이런 결정을 두고 주변에선 이례적이라고 수근거렸다. 

국내 독성학 전문가는 "유전독성이 있으면 (사용)금지시키는 게 맞다"면서 "유전독성 자체는 돌이킬 수 없다. 발암 확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왜 식약처가 유해성 판단을 내린 시점에 곧바로 사용금지 목록으로 고시하지 않았는지 지적한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위해 물질에 대한 평가는 수시로 하고 있지만 매 번 고시하고 있진 않다"며 "어느 정도 모이면 분기건 반기건 한꺼번에 고시한다"고 밝혔다.

현재 모다모다 샴푸는 아무런 제약없이 국내는 물론 해외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국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THB 성분의 위험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다. 유전독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업체나 전문가 모두 인정하지만 부작용 정도에 대해서 이견이 크다. 부작용 사례에 대한 검증된 데이터가 많지 않다. 이 성분이 안전해서 부작용 데이터가 없는 게 아니다. 이 성분으로 화장품이나 샴푸를 만들어 팔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한때 국민들을 울분에 빠트렸던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많은 사람들은 기억한다. 실제 피해를 본 당사자와 가족들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원인 미상의 급성 간질성 폐렴으로 영유아와 임산부 사망자가 수천명 발생했다. 피해자도 수백만명에 달한다. 

정부는 2007년 당시 가습기 살균제가 유해성 심사대상이 아니었고, 과학적 기술도 부족했다고 항변했다. 당시 가습기 살균제 허가를 내준 산업부는 유해성 평가 담당이 아니었다며 책임을 회피했다. 기술표준원, 식약처, 환경부 등 정부 관계 부처는 서로 자신들의 관리 품목이 아니라며 떠넘겼다. 무책임한 변명으로 국민들의 공분은 더욱 커졌다.

가습기 살균제가 이렇게 위험한 물질인지 누구도 명확하게 알 지 못했다. 생명을 잃을 수 있는 유독물질임을 알았다면 과연 정부는 판매 허가를 내 줬을까. 안전하지 않다면 철저한 검증이 최우선돼야 하는 이유다.

기업은 사전 예방적 원칙을 바탕으로 기업의 연구력과 정보력을 가지고 미리 위해가능성이 있는 사안에 대해 철저하게 안전성 연구와 검토를 한 후 제품을 출시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THB가 가습기 살균제 만큼 위험한 물질인지 지금으로선 알 수 없다. 확실한 건 안전한 물질은 아니라는 점. 유전독성은 존재하고 제품을 사용한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부작용을 호소하고 있다.

안전하다는 확실한 증거 없이 국민 생명권을 담보로 업체가 무책임하게 제품을 판매한다면 제2의 가습기 살균사태도 생길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볼 수 없다.

정부 부처간 엇박자로 실질적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볼 수 밖에 없다.

독성 원료물질로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ㆍ판매해 수많은 국민의 목숨을 앗아간 사건이 채 6년이 지나지 않은 지금, 여전히 독성물질로 제조한 제품이 인체에 해로운지 아닌지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계속 팔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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