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투병은 환자 혼자 극복해야 할 부분 외에도 가족과 보호자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아픈 환자를 바로 옆에서 돌보는 간병인 역할이 어쩌면 가족보다 더 중요할지 모르겠다. 암 환자와 함께하는 간병인 ‘케어코디’의 이야기를 통해 돌봄서비스 현장을 들어본다.

박종국 케어코디(60세/경력3년6개월)

“마지막을 함께 해줄 수 있는 사람이 나라도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3년 반 전 돌봄서비스를 시작하게 된 박종국 케어코디는 봉사활동의 일환으로 돌봤던 뇌졸중 어르신 때문에 돌봄서비스를 업으로 삼게 됐다.

박씨는 얼마전 영면한 어르신을 돌봤던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소개했다. 돌봄을 시작했을때 환자는 이미 목관을 끼고 있어서 의식은 있었지만 말은 할 수 없었다. 그래서 항상 눈으로 대화 했다고. 박씨가 ‘어르신 힘들어요?’ 라고 물으면 환자는 눈을 깜빡였다고 한다. 이 신호가 힘들다는 신호여서 박씨는 간호사에게 진통제를 부탁하곤 했다. 기저귀나 배변을 도울 때 늘 박씨 손을 잡아 줬다는 그 환자를 박씨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고.

박씨는 “어차피 사람은 태어나서 가는 존재다.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 옆에 있어주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보호자도 옆에 없는데 나라도 옆에 있어줄 수 있다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4시간 환자를 돌보는 생활이 힘들 법도 하지만 박씨는 어떻게 하면 어르신을 더 편안하게 안정시켜 줄 수 있을까 고민한다. 70이 넘어서도 힘만 된다면 돌봄 일을 계속 하겠다는 것이 박씨의 계획이다.

강영옥 케어코디(63세/8년5개월)

“부모를 돌보는 마음으로 돌봄을 실천합니다”

강영옥 케어코디는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 옆을 지켜드리지 못했다. 부모한테 해드리지 못한 것들 것 환우들에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에서 돌봄서비스를 시작했다.

8년 전 처음 돌봄을 시작할 때는 교육 기회나 정보가 많이 없어서 힘들었다는 강씨. 케어닥 소속으로 일을 하게 되면서 처음 간병 교육도 받고, 환우를 돌보는 것에 대한 의미도 다시 알게 되면서 마음가짐이 많이 달라지게 됐다고 한다.

강씨는 1년 4개월동안 돌봤던 어르신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떠올렸다. 일주일에 4번씩 간병인을 바꾸는 어르신이었는데 강씨는 1년 4개월을 이어갔고, 어르신이 돌아가실 때까지 옆을 지켰다. 돌아가신 후 한달이 지나고 보호자에게 연락을 받은 강씨. 보호자는 “고맙다, 자식이 못하는 일을 케어코디님이 해주지 않았다면 내 사업을 어떻게 꾸려나가고, 내 가족의 생계를 어떻게 책임졌겠나. 자식들이 못 한일을 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실제로 어르신이 돌아가시는 날 강씨의 치아가 빠졌다. 강씨는 어르신에게 무슨 일이 생기는 건 아닐까 걱정했고, 30분 후 어르신이 영면하셨다고. 보호자들은 아직까지도 명절이면 강씨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선물을 보낸다고 한다.

강씨는 부모에게 못했던 것을 환자에게 보답한다는 것이 큰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자신이 환자를 돌봄으로써 가족들은 자신들의 일을 안정적을 할 수 있는 것 자체가 나라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힘든 부분이 있더라도 포기하지 말자는 것이 강씨가 돌봄서비스에 종사하는 마음가짐이다. 간병인도 힘든 환자를 만나면 스트레스 받겠지만, 환자들 또한 간병인이 계속 바뀌면 불안정해지고 혼란을 야기시킨다. 케어코디가 몇 일만 고생하면 환자와의 관계를 잘 쌓아갈 수 있으니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마음으로 앞으로도 돌봄을 이어 나갈 계획이라고 강씨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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